합천 해인사 길상탑

1. 본문

합천 해인사 길상탑(陜川 海印寺 吉祥塔)은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에 있는 통일신라 시대의 탑입니다. 1996년 5월 29일에 보물 제1242호로 지정되었습니다.
길상탑의 특징:

• 위치: 해인사 일주문으로 들어가기 전 길 옆에 위치해 있으며, 일반적인 절의 건물 배치와는 다르게 길가에 세워져 있습니다.
• 구조: 2단의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세운 구조로,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석탑 양식을 갖추고 있습니다. 높이는 약 3m입니다.
• 기단부: 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, 하층 기단 면석에는 각 면에 양 우주(隅柱)와 1탱주(撑柱)가 새겨져 있습니다. 상층 기단 면석에도 양 우주와 1탱주가 새겨져 있으며, 면석 위의 갑석은 하면에 부연을 새기고 상면에 2단의 굄대를 마련하여 탑신부를 받치고 있습니다.
• 탑신부: 각 층의 탑신석과 옥개석은 각기 1석씩으로 조성되었고, 각 층의 탑신석에는 각 면에 양 우주가 새겨져 있습니다. 옥개석은 하면에 받침이 5단씩 있으며, 상면에 굄대를 마련하여 위층의 탑신석을 받치고 있습니다.
• 상륜부: 노반석 위에 큼직한 원형의 석재 하나가 놓여 있으며, 다른 부재들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.
• 탑지: 1966년에 탑 안에서 탑지석 4매와 석탑 공양구 등이 발견되었는데, 이 탑지석은 신라 하대의 학자 최치원이 글을 지은 길상탑기(吉祥塔記)입니다.

길상탑 건립 배경 및 의미:길상탑기에는 신라 진성여왕 9년(895)에 도적의 침범으로부터 사찰의 보물을 지키고, 죄 없이 횡사한 원혼을 구하기 위해 해인사의 별대덕 승훈이 건립하였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. 따라서 호국진혼탑(護國鎭魂塔)으로 추정되며, 신라 말의 복잡한 사회상과 당시 해인사의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.
탑지 내용:탑지는 총 4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.

• 제1매: 「해인사 묘길상탑기(海印寺 妙吉祥塔記)」. 최치원이 지었으며, 길상탑 건립 목적, 비용, 참여자 등에 대한 기록.
• 제2매: 해인사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희생된 56명의 승려와 속인의 이름.
• 제3매: 「오대산사 탑지(五臺山寺 塔誌)」. 승군(僧軍)에 대한 애도.
• 제4매: 「백성산사 탑지(百城山寺 塔誌)」. 탑 안에 봉안한 법보(法寶) 목록.

해인사, 오대산사, 백성산사의 이름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, 각 사찰에 길상탑을 세우려다 해인사에 함께 탑을 세우고 탑지를 안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.
종합:합천 해인사 길상탑은 통일신라 후기의 대표적인 석탑으로, 단아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. 탑에서 발견된 탑지는 당시의 사회상과 불교 신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입니다.